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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자 심법.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논어』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정한 주제를 향하여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기보다는 공자와 그 제자들 등의 사람들의 말을 모아 놓은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오히려 텍스트를 읽는 이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고 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생각을 펴 나가기도 좋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주제를 향하여 나름의 짜임새를 생각하여 글을 쓰는 것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만은 않다는 예도 되겠습니다. 현행본 『노자』 2장에서 말하듯이, 천하가 A를 a라고 여기더라도, 그것이 정말로 a인지는 별개의 문제이지요.

그런『논어』의 마지막 편은 요왈편입니다. 세 개의 장이 있는데, 첫 번째 장은 길면서, 그 안에 공자의 말은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공자의 제자들의 말도 나오지 않고, 내용은 공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과거의 군주들, 요, 순, 탕, 무왕의 발언을 싣고 있습니다.『논어』라는 책에 어울리지 않다고 볼 수도 있고, 공자가 과거의 몇몇 군주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당대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길(도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가 있다고 보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논어에 포함될 만한 이유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논어집주』(주자학의 입장에서 논어를 주석한 책입니다. 주자학의 기본 개념을 전제하고, 그러한 '생각의 틀' 위에서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와 삼경(시경, 서경, 주역) 또는 오경(앞의 삼경과 예기, 춘추) 등을 함께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주석한 책입니다. 자구의 정확한 해석보다는, 글을 통하여 어떻게 깊이 있는 생각에 도달할 것인가에 치중하는데, 이러한 점은 청나라 고증학이나 우리 나라의 실학자들에 의해 비판받기도 합니다.) 에서는 매우 깊이 있는 뜻이 담겨 있다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어집니다만, 요왈편 첫 장(요왈편 첫 장이 "요임금께서 말씀하셨다"(堯曰)로 시작하기에 요왈편입니다)을 보면 "진실로 올바름을 꼭 지켜야만 한다."(允執其中)"라는 요임금의 말이 나옵니다.(여기서 올바름은 의역이며, 제가 가지고 있는 김학주의 논어의 번역을 가져온 것입니다.)몇 마디 더 있는데, 그리고 그 말을 순임금도 우임금에게 물려 주었다고 하는군요.

한편, 『서경(상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유가의 경전인 삼경, 또는 오경 중의 한 책인데, 요임금부터 서주 시대까지의 역사적 인물들의 말들을 담은 책입니다. 물론 그렇게 간주된 것이지, 그것이 실제로 과거의 인물이 한 말일 가능성이 낮은 말이 꽤 많습니다. 대체로 서주 시대에 가까울수록 실제의 발언에 가깝고, 그 이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말일수록 후대에서 손을 대거나 부분적으로 지어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합니다. 

이 서경에는 분서갱유로 사라졌다가 한나라 때 다시 복구한『금문상서』와, 그 뒤에 과거의 서경이 출토되어서 그 책을 토대로 펴낸『고문상서』가 있습니다. 그런데『고문상서』는 어느새 다시 사라져 버렸고, 그 뒤에『고문상서』를 복원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일찍이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의심이 많았고, 성리학의 주희 또한 위작인 부분이 많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위고문상서』라고도 부릅니다.

어쨌든, 그러한『고문상서』의 대우모 편에는 위에서 이야기한 "순임금이 다시 우임금에게 물려 주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세 마디가 더 붙어서, 이렇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매우 위태롭고, 도를 지키는 마음은 매우 미세한 것이니, 정밀하고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을 잡게 된다"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위의 번역은 김학주의『중용』책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글(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주희의『중용장구서』(『중용장구』의 서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과거에 16자 심법이라고 부른 적도 있는 듯 합니다.(그 출처는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또한 이를 주희는 먼 고대로부터 성군들을 통하여 전해 내려온 진리라고 말하면서, 춘추전국시대에 그 가치로움이 잊혀질 뻔 하다가 중용의 저자(주희의 말에 의하면 공자의 손자 자사)가 그 뜻을 이어받아『중용』을 썼다고 말했습니다.(주희가『중용』을 주석한 『중용장구』라는 책의 서문에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말을 근거로 주희 자신의 심성론을 전개했고, 그 뒤에는 율곡 이이도 이 말을 근거로 자신의 심성론을 전개합니다. 

여기서 중(中)에 대하여 조금 부연할까요.『중용』에서 말하는 중(中)이라는 것은 단순히 가운데의 의미가 아니라, 변하지 않고 지켜야 할 바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실천해 나가는 것을 의미하며, 신기하고 뭔가 있어 보여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방법보다는, 일상적이고 당연하면서 사소해 보이지만, 묵묵히 그리고 한결같이 지켜 나가는 것을 통하여 정말로 무언가를 해 낼 수 있는 방법을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한결같음"은 하늘과 자연이 지닌 것이기에, 그것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자연과 하늘에 대비되어 작게 느껴지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자연과 하늘과 나란히 서는 인간이라는 존재로 나아가게 된다는 이야기가『중용』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도심(道心)이라는 것은, 유가의 관점에서는 대략 사람이 따라야 할 도리를 따르는 마음, 사욕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 인의예지를 지키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등입니다. 물론 당연히 한대의 유학에서부터 청대의 유학, 삼국시대의 유학에서부터 조선 후기의 유학에 이르기까지 유학의 테두리 내에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고, 현대에서도 새롭게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유학의 관점 바깥으로 비껴서서 해석해 볼 수도 있겠고요.)

유정유일(惟精惟一)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여기서는 깊이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일단은 '한결같음', '청아하고 맑음' 등과 엮어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더욱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요.

하여튼, 이 짤막한 16자에 유가의 생각(특히 주자학 또는 성리학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바르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는 점. 중(中)이라는 글자를 통하여 '한결같음', 신기하고 기이한 것을 떠나 인간이 이해할 수 있고 일상적인 것을 중시함', '한결같음을 통하여 하늘과 사람이 나란히 서는 것을 추구함' 등의 생각을 펼쳐 내었다는 점 등등.

또한 제가 "한결같음", "청아함", "맑음", "깨끗함" 등의 말들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마음에 드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살짝 암시했듯이, 이 말의 진위는 좀 문제가 됩니다. 우선 이 말이 있는 편부터가『금문상서』에는 없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고문상서』를 통해 전해진 말이면서, 마지막 네 글자와 비슷한 구절이『논어』에, 처음 여덟 글자와 비슷한 구절이 『순자』에 나옵니다. 그런 점을 들어 청대 고증학자들은 이 구절이 앞서 있던 책들의 좋은 말들에서 짜깁기해서 만들어낸 말으로 보면서 큰 가치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본 경우가 많았고, 다산 정약용의 경우에도『논어』와『순자』를 보고 만들어낸 말이지만, 구절 자체의 의미는 새겨 볼 만하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또한 람세스 2세 때의 카데슈 전투의 경우에서 생각해 보듯이 전해지는 과거가 실제 과거를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죽서기년』, 청대 고증학의 성과, 20~21세기에 발굴되는 유물과 문헌들로 볼 때 유가에서 이야기하는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오래된 과거에 대해 저는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물론 완전히 지어내지야 않았겠지만, 전해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과장이나 윤색, 이상화가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관점이지요. (부연하자면, 공자와 원시 유가(또는 선진 유가)의 학자들이 살아간 시기와 요임금, 순임금 등이 살아간 시기 사이에도 꽤 긴 시대의 간격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 과거가 전해 내려오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이해가 개입했을 수도 있겠지요. 특히 주나라에서 천명과 덕치 사상을 주장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점까지 생각하면, 이 16자를 통해 과거에 대한 유가의 이상적인 시각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이유들이 있기에 왠지 저는 이 16자 구절에 정이 갑니다.

게다가, 이렇게 읽혀지기도 하는군요.

사람이 수학(넓게는 학문)을 해 나가는 것은 (실수와 오류와 비약이 도처에 있으니) 위태롭고, 수학적 올바름을 따라 수학을 해 나가는 것은 (그렇지 않은 다른 길에 비하면) 미미하니, (수학을 해 나아감이) 오직 정밀하고 (하나 하나 타당하게 내용과 생각을 전개하는 것이) 오직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을 잡게 된다. 

제가 아는 여러 사상 중 유가사상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인지, 이렇게 이런 저런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의미를 부여해 보기도 합니다. 아직은 "쓰인 글"일 뿐이지 "읽히는 글"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은 이렇게 써 봅니다. 언젠가 이 내용으로 다시 좀 더 친화력 있게, 좀 더 의미 있게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좋겠군요.


ps. 도올 김용옥이 중용에 대해서 책도 쓰고 강의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올은 다른 사람들이 짚어내지 못하는 점을 짚어 내기도 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 모두가 알 법한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서 한번 찾아서 살펴볼까 하는 생각은 있지만, 우선순위는 조금 밀리네요. 그렇기에 제가 위에서 중용에 대해 한 이야기는 저 자신이 유가사상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읽은 것과 중용 원문을 직접 읽은 것을 토대로 생각한 것입니다. 

카이스트 입시 관련

카이스트로 보는 이공계문제(3)

읽어보다가 사실과 조금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오래 전부터 있는 이야기지만 카이스트 내에서 과학고 출신과 일반고 출신의 비가 7:3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검증된 바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경향성 정도는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꽤 오래 전부터(적어도 5년 정도?) 카이스트 입시의 중심은 수시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수시 전형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의 전형 방법을 살펴 보면 [우수성 입증 자료]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자신이 수학 또는 과학 등의 분야에서 자질이 있음을 나타낼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라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이런 건 과학고에서 더 준비하기 쉬울 겁니다. (과학고의 커리큘럼은 수능 준비에 별로 비중을 두지 않고, 중점을 두는 활동 등은 카이스트 등에서 주목할 만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아마 2년 정도 전부터라고 추측되는데, 카이스트에서는 더 이상 정시 형태로 학생을 뽑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2년 쯤 전부터 과학고 등을 제외하고 150명을 학교장 추천 및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로 선발된 학생 중의 하나가 자살로 끝을 맺어서 이 제도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했죠. 다시 말해, 현재의 카이스트 입시는 수능과 무관합니다. 

이런 점에서 카이스트에 합격한 학생들은 대체로 수능에서도 괜찮은 점수를 보이겠지만, 의대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점수를 향해 노력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공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카이스트 학생을 "의대 들어갈 수능 점수가 되는데도 그렇게 해서 들어간 학생"이라고만 말하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위에서 말한 학교장 추천 +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사례이고, 의대에 들어갈 정도의 수능 점수가 나왔다거나 그런 건 아닌 걸로 알고요.

글 전체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에서는 뭐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의대 들어갈 수능 점수가 되는데도 그렇게 해서 들어간 학생"이라는 표현은 카이스트의 실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거지요.



안녕하세요, Lunarist입니다.

오래 전부터 이글루스의 이런저런 재미난 포스트를 읽곤 했는데, 최근에 '이글루스'라는 공간에 참여하고 싶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같은 닉네임으로 비로그인 댓글을 다는 형태로 할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상 비로그인 댓글을 막고 있는 분들도 많으니까, 이참에 이글루스를 가입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기에,(포스팅 주기는 길고 불규칙하지만요) 일단은 포스팅 목적보다는 다른 분들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개설해 봅니다. (일단은 본진은 티스토리에.)

티스토리 블로그는 http://lunarist.tistory.com/ 입니다.

그리고, 이 포스트는 방명록과 공지를 겸합니다.



단위, 수학, 물리학

과학밸리 논쟁에서 과학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 끼어들어 모욕하는 경우

이전에, TheodoricTheGreat님이 제 글에서 Cylindrical Coordinates에서 Divergence를 유도하는 부분에서 V 내의 점의 좌표를 나타낸 방법에 대하여, 질문한 적이 있지요. 그 때에도 대답을 하였는데, 전에 이야기한 이야기가 불명료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제대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수학에서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좌표평면이라는 게 있습니다. 좌표평면 위의 점 (3,2)는 "삼 콤마 이"라는 식으로 읽지, "삼센티미터 콤마 사센티미터"나 "삼미터 콤마 사미터", "삼척 콤마 사척"이라고 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점 (0,0)과 (0,1) 사이의 거리는 "일"이지 "일센티미터"나, "일미터"나, "일척"이 아닙니다. (왜 그렇나고요? (3,2)에 단위가 안 써 있으니까요. 적힌 대로 읽으면 됩니다.)

하지만 점 (0,0), (1,0), (0,1)로 이루어진 삼각형의 세 각은 "구십도", "사십오도", "사십오도"이지, "구십", "사십오", "사십오"가 아닙니다. 뭔가 통일성이 없지요. 각도도, '도' 같은 거 빼고 그냥 숫자만 읽을 수 없을까요? 가능합니다. 한 바퀴를 파이라는 수의 2배라고 하면 됩니다. 그러면 "구십도" 대신 "이분의 파이", "사십오도" 대신 "사분의 파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됩니다.(이 방법 외의 다른 방법으로 해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렇게 읽는 방법을 호도법이라고 하죠. 이 때, "일"이라고 부르는 각을 "일 라디안"이라고도 하긴 하는데, 여기서는 "일도"와 구별해 주기 위해서 사족으로 "라디안" 이란 말을 붙여 준 것 뿐일 뿐, 안 붙여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수학, 특히 미적분학에서 나오는 공식들은 대개 바로 위의 방법으로 각을 읽을 때 성립하는 공식들입니다.

이제 물리적인 이야기를 추가합시다. 수학에서는 어차피 머릿속으로만 하니까 위에서처럼 "미터"니 "센티미터"니 "척"이니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지만, 물리에서는 필요합니다. 왜 필요하냐 하면, 그냥 1이라고 쓰면 이게 어떤 길이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 않겠습니까? 지구의 반지름? TheodoricTheGreat님의 키? 뭔지 모르지요. 그래서, 1이 어떤 길이를 나타내는지 정해 주고, 그걸 "단위"로 표시하게 됩니다. 가령, 1m는 빛이 2억 9979만 2458 분의 1초 동안 이동한 거리입니다. 1초는 어떤 특정한 현상이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의 91억 9263만 1770배라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에 단위를 일일이 지정해 줘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수학에서, 가로의 길이가 1, 세로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넓이는 1입니다. 물리로 오면, 가로의 길이가 1m, 세로의 길이가 1m인 정사각형의 넓이를 생각해야 하고, 이걸 1m^2라고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단위를 정해 나간다면, 길이나 시간 같은 기본적인 것만 정해 주고, 나머지는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정해 주도록 하면 됩니다.(실제로 정해 주어야 할 기본적인 것은 7개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수학에서의 결과에서, 각각의 값에 해당하는 단위만 붙여 주면, 물리에서 문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이야기. 이 문단은 보조적이지만, 헷갈릴 수 있기에 덧붙여 둡니다. 위에서, 길이 1을 1m로 했다면 넓이 1은 1m^2로 해야 합니다. 1cm^2 같은 식으로 일관되지 않게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한편, 이런 식으로 단위를 붙이려고 하면, 각도에는 단위를 붙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읽는 분들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다시 돌아옵시다. 물리학에서는 생각을 표현할 때 수학이라는 언어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물리학에 Divergence라는 개념이 있지요. 그러면 이를 표현하는 건 수학이고, 계산하는 것도 수학입니다. 그리고 제 글은 Divergence의 표현과 계산에 관한 글이니까, 분야를 굳이 고르자면 수학입니다. 그러니, 저는 수학에서 사용되는 방법대로 글을 작성하였죠. 그런 의미에서, x건, y건, z건, theta건, phi건 그냥 숫자만 읽으면 되고, 숫자만 생각하면 됩니다. (r, theta, phi) 같은 데서 r이건, theta건, phi건 그냥 숫자입니다. r이 "삼미터"니, "오척" 등등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삼", "오" 등이 되는 거고, 이건 theta간 phi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파이" 등등이지요. 덧붙이자면, 위에서 말했듯이, rdrdtheta 같은 공식들은 모두 r이건 theta건 숫자만 홀로 읽고 있을 때 성립하는 공식입니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a<r<a+L, b<theta<b+L에서 a, r, L, b, theta 모두 그냥 숫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글에서의 그 표현에는 특별히 문제가 될 게 없죠. TheodoricTheGreat님의 말대로 a<r<a+L_r, b<theta<b+L_theta 등으로 써도 되긴 하지만, 굳이 문자를 많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L로 써 두었습니다.(문자가 많아지면, 읽는 사람이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글이 써 있는 대로 읽는 것, 간단한 듯 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확실하게 말한다면, 여기서 써 있는 대로 읽는다는 것은 글을 쓴 사람이 쓰려고 한 대로 읽는다는 측면과 정말로 글자가 적혀 있는 대로 읽는다는 측면을 균형 있게 모두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그 이유는 글 안에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와 글을 쓴 사람이 의도한 바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두 가지 모두를 정확하게 읽어 낸다는 말로 이해하면 됩니다. (물론, 이러한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 정상적으로 썼을 때에 가능한 일이고, 글을 쓰는 사람이 이상하게 글을 썼다면 글을 쓴 사람이 쓰려고 한 대로 읽으려고 해도 그렇게 읽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에 가까워질수록 온갖 오해와 싸움이 줄어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사족을 달자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서 문제를 맞추기 위하여 필요한 지적 능력(또는 스킬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이 바로 글이 써 있는 대로 읽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영역도 이러한 측면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학력고사보다 수능이 조금 더 나은데, 나은 점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Divergence 2

과학밸리 논쟁에서 과학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 끼어들어 모욕하는 경우

TheodoricTheGreat님이 이야기한 부분도 해 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에 관한 글이지만 과학 밸리에 보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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